요즘 자꾸 예전에 기뻤던 시절이 있었던 것도 같음-을 혼자서 확인해내고 있다. 이게 즐겁고 기분 좋았던 어느 시절의 기억인 것이 분명한데 도무지 대학생 때인지 30대 때인지 내 기억력이 이제는 고장이 난 건지 느낌만 생생하고 어느 때 기억인지는 잡히지가 않는다.
희끄무레한 과거 향수가 묻어나와 훅 훅 스쳐올 뿐으로, 추적하려면 바로 흩어져 버릴까 아련하고 기쁜 느낌을 그저 조용히 감상할 뿐이다. 예전에는 이런 추억 담긴 바람이 들어오면 '아 그때의 느낌이다~'라며 바로 알아챘었는데 말이다, 확실히 이제 나이가 들기는 한 거다.
그래도 어느 시점을 딱 찝어 기억으로 환원시키는 대신 뭉실하고 약간은 혼란한 느낌의 조각을 굳이 잡을 욕심 없이 문득 느껴보기만 하는 경험은 나이가 들어서야 겪어 보는 새로운 것이다, 나에게는. 봄이 아무리 짧아졌어도, 내가 나이를 먹었어도, 봄 타는 느낌은 아직 나를 놓지 않아 주었다....